확보기를 구매하고 나서 카라비너를 함께 사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확보기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카라비너가 없으면 하네스에 연결조차 안 된다는 것을 암장에서 처음 알게 됐다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카라비너도 종류가 여러 가지라 무엇을 골라야 할지 막막합니다. 이 글에서는 확보기와 함께 사용하는 카라비너를 어떻게 선택하는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확보기용 카라비너는 잠금형이어야 한다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확보기에는 반드시 잠금 카라비너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잠금 카라비너는 게이트가 스크류나 다른 잠금 장치로 고정되어 의도치 않게 열리지 않는 구조입니다. 퀵드로에 쓰는 일반 스냅 카라비너는 확보기 연결에 사용하면 안 됩니다. 하중이 걸렸을 때 게이트가 열리면서 카라비너가..
클라이밍을 시작하면서 탑로프 확보부터 배웠습니다. 탑로프가 어느 정도 익숙해진 뒤 리드 확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같은 확보기를 사용하는데도 완전히 다른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탑로프에서 몸에 익힌 동작이 리드에서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클라이머가 클립하려는 순간에도 반사적으로 로프를 당기던 탑로프 습관 때문에 초반에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이 글에서는 탑로프 확보와 리드 확보에서 확보기 사용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탑로프와 리드의 기본 차이탑로프는 로프가 위에서 클라이머를 지지하는 방식입니다. 클라이머가 추락해도 로프가 위에서 잡아주기 때문에 추락 거리가 거의 없습니다. 확보자는 클라이머가 올라가면서 생기는 로프 여유분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는 역할..
그리그리(GriGri)를 쓸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추락 순간 제동손이 로프에 쓸려 나가는 경험을 해보셨습니까? 저는 은평인공암벽장에서 1주일에 한 번꼴로 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놀랍게도 가장 많이 다치는 건 완전 초보가 아니라,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떼려는 초중급자였습니다. 반쯤 아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이 클라이밍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제동손 부상, 왜 초중급자에게 더 자주 생기나그리그리의 핵심 원리는 캠(Cam) 잠금 구조입니다. 여기서 캠이란 등반자가 추락하는 순간 로프를 물어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주는 내부 회전 부품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 캠이 마법처럼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동손, 즉 빌레이어(Belayer)가 항상 제동 쪽 로프를 잡고 있어야..
확보기를 오래 쓰고 싶은 마음과 안전을 위해 제때 교체해야 한다는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클라이머가 많습니다. 비싼 장비를 자주 교체하면 비용 부담이 크고, 그렇다고 낡은 장비를 억지로 쓰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 글에서는 확보기 교체 비용을 합리적으로 줄이면서도 안전을 유지하는 방법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확보기 교체 시점을 정확히 아는 것이 절약의 시작불필요하게 이른 교체는 비용 낭비이고, 교체 시점을 놓치면 안전 문제가 생깁니다. 교체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비용 절약의 첫 번째 방법입니다.제조사가 권고하는 최대 사용 기간은 페츨 기준 10년입니다. 그러나 사용 빈도와 환경에 따라 실제 수명은 크게 달라집니다. 주 3회 이상 실외 자연 암벽에서 사용한다면 5년 이내에 교체를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입니..
솔직히 저는 처음 확보기를 사러 갔을 때 뭘 봐야 하는지 하나도 몰랐습니다. 그리그리가 비싸니까 좋은 거겠지, 라는 단순한 생각만 있었고 결국 아무것도 못 사고 나왔습니다. 10년 가까이 실내외 클라이밍을 병행하면서 지금은 여러 확보기를 상황에 맞게 쓰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럴 필요는 전혀 없었습니다. 첫 확보기,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 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보겠습니다.확보기 구매 전, 이것부터 확인하세요확보기를 고르기 전에 먼저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등반할 건지 정해야 합니다. 실내 암장에서 탑로프(top rope) 위주로 할 건지, 리드 클라이밍(lead climbing)까지 배울 건지에 따라 선택 기준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여기서 탑로프란 로프가 위에서 이미 고정된 상태에서 등반하는 방식을..
그날 암장에 구급차가 왔습니다. 은평구의 한 실내 암장이었고, 확보를 보던 사람이 보조제동확보기를 쓰고 있었습니다. 장비가 고장 난 게 아니었습니다. 조작 방식이 제조사 권장과 달랐던 것뿐이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두 눈으로 봤고, 이후 제 장비 선택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10년 가까이 실내외를 병행하며 수동과 자동을 모두 써온 지금도, 저는 대부분의 상황에서 수동확보기를 씁니다. 그 이유를 정리해봅니다.자동확보기가 아니라 보조제동확보기입니다많은 분들이 그리그리 같은 장비를 자동확보기라고 부릅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통용되는 정식 명칭은 보조제동확보기입니다. 이 이름 차이가 단순한 용어 문제가 아닙니다.내부 캠 뭉치가 로프를 눌러 제동을 보조하는 방식인데, 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