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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그리 확보 사고 (제동손, 빌레이어, 캠 조작)

영블레스 2026. 7. 16. 21:3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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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그리(GriGri)를 쓸 줄 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추락 순간 제동손이 로프에 쓸려 나가는 경험을 해보셨습니까? 저는 은평인공암벽장에서 1주일에 한 번꼴로 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놀랍게도 가장 많이 다치는 건 완전 초보가 아니라, 이제 막 초보 딱지를 떼려는 초중급자였습니다. 반쯤 아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말이 클라이밍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로프에 손이 쓸려 물집이 잡혀있는 모습
    그리그리 로프 제동 실수로 발생한 손 부상

     

    제동손 부상, 왜 초중급자에게 더 자주 생기나

    그리그리의 핵심 원리는 캠(Cam) 잠금 구조입니다. 여기서 캠이란 등반자가 추락하는 순간 로프를 물어 자동으로 제동을 걸어주는 내부 회전 부품을 뜻합니다. 문제는 이 캠이 마법처럼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제동손, 즉 빌레이어(Belayer)가 항상 제동 쪽 로프를 잡고 있어야만 캠이 정상 작동합니다.

    제동손을 놓은 채로 캠을 누르면, 로프가 저항 없이 통과해버립니다. 쉽게 말해 안전장치가 아예 해제된 상태로 등반자의 무게를 받는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추락이 발생하면 로프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면서 빌레이어의 손바닥과 손가락 여러 마디를 스키딩마크처럼 긁어냅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부상 대부분이 바로 이 패턴이었습니다.

    왜 초중급자에게 집중될까요? 이들은 이미 그리그리 사용 경험이 몇 달 이상 있어서 "할 줄 안다"는 자신감을 갖습니다. 그래서 로프 꼬임(Rope Twist)이 생겼을 때 빠르게 정리하려다 제동손을 순간적으로 놓아버립니다. 로프 꼬임이란 로프가 꼬이거나 엉켜 원활한 급출이 방해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걸 서둘러 해결하다 보면 손을 빼는 동작이 반사적으로 나옵니다. 또 하나는 등반자에게 줄을 빠르게 내어준 직후 다시 당겨야 하는 상황에서, 손 배치를 재정비하다 찰나의 공백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Petzl 공식 사용 지침(출처: Petzl 공식 사이트)은 명확합니다. 제동손은 제동 쪽 로프에서 절대 떼지 말 것, 그리고 로프를 급출(Pay Out)할 때도 캠을 누르기 전 제동손이 먼저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저는 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용자를 발견할 때마다 그 자리에서 바로 제지했습니다.

    • 로프 꼬임 정리 중 제동손을 순간적으로 놓는 행동
    • 급출 직후 손 재배치 과정에서 생기는 찰나의 공백
    • 캠을 먼저 누른 뒤 제동손을 이동시키는 순서 역전
    • "그리그리가 다 막아주겠지"라는 장비 과신
    요약: 그리그리 캠 구조는 제동손이 로프를 잡고 있을 때만 작동하며, 이 원칙을 어기는 순간이 손 부상으로 직결된다.

     

    빌레이어의 판단 기준, 저는 이렇게 교육합니다

    사실 이 문제는 기술보다 태도에 가깝습니다. 올바른 빌레이(Belay) 방법을 알려줘도 "저는 원래 이렇게 하던데요"라며 되받아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빌레이란 확보자가 추락하는 등반자를 로프로 제어해 지면 충돌을 막는 행위 전체를 가리키는데, 이걸 몇 달 해봤다고 자기 식으로 변형하는 분들을 실제로 꽤 많이 만났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저도 정중하게 설명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성인끼리의 대화는 생각보다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교육생들에게 명확한 원칙 하나를 가르칩니다. 제조사 권고 방식 외의 확보기 사용을 하는 사람과는 두 번 다시 같이 등반하지 말라고 합니다. 듣기에 따라 가혹하게 들릴 수 있지만, 빌레이어의 실수는 등반자의 생명과 직결됩니다. 본인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그 결과를 상대방이 온몸으로 받습니다.

    제가 은평인공암벽장에서 실제로 인근 동국대병원 응급실로 부상자를 이송한 사례만 해도 여러 번입니다. 한 번은 손바닥 여러 마디의 피부가 완전히 벗겨진 케이스였는데, 당사자는 그 직전까지 자신이 잘못된 방식으로 빌레이를 하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그게 더 무서운 점입니다.

    UIAA(국제산악연맹) 안전 기준(출처: UIAA 공식 사이트)에 따르면, 확보기(Belay Device)는 반드시 제조사가 승인한 방식으로만 사용해야 하며, 임의 변형 사용은 장비의 안전 등급 보증을 무효화합니다. 이건 의견이 아니라 기준입니다. 저는 이 원칙에 따라 암벽장 내에 그리그리 사용자에 대한 별도 안내문을 부착해두었습니다.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 이후로 관련 부상 건수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로프 꼬임 상황, 올바른 대처 순서

    로프 꼬임이 생겼을 때 많은 분들이 당황해서 손을 먼저 빼려 합니다. 순서가 완전히 반대입니다. 등반자가 비교적 안정된 위치에 있을 때, 제동손의 통제를 유지한 채로 로프를 조금씩 끌어당겨 꼬임을 앞쪽으로 밀어냅니다. 이 과정 내내 제동손은 제동 쪽 로프에서 한 순간도 떨어지면 안 됩니다. 이걸 몸에 익히는 데는 반복 훈련 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아는 것과 몸이 자동으로 하는 것은 다른 영역입니다.

    요약: 잘못된 빌레이 습관은 설명만으로 교정되지 않으며, 제조사 권고 방식 준수를 전제로 한 동반자 선택이 가장 현실적인 안전 기준이다.

    그리그리 확보기 로프 쓸림 이미지
    암벽장에서 제동로프처리를 못하는 모습

     

    자주 묻는 질문

    Q. 그리그리는 자동 잠금 장치니까 제동손을 잠깐 놓아도 되지 않나요?

    A. 이게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그리그리의 캠은 제동 쪽 로프에 장력이 걸려 있을 때만 작동합니다. 제동손을 놓은 상태에서 캠을 눌러 급출하면 로프가 저항 없이 통과하므로 추락 시 전혀 제동이 걸리지 않습니다. Petzl 역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동손을 놓지 말 것"을 공식 지침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Q. 로프 꼬임이 생겼을 때 그리그리로 어떻게 처리하나요?

    A. 등반자가 안정된 위치에 있을 때를 노려 제동손을 유지한 채 로프를 조금씩 당겨 꼬임을 기기 앞쪽으로 밀어내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절대로 꼬임을 풀기 위해 제동손을 먼저 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꼬임 정리가 어렵다면 등반자가 잠시 정지한 상태에서 처리하도록 소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그리그리 사용 자격이나 별도 교육이 필요한가요?

    A. 국내 법적 의무 자격은 없지만, UIAA 및 Petzl은 처음 사용 전 반드시 공인 강사에게 실습 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유튜브 영상 한두 편으로 독학한 분들이 정식 교육 이수자보다 오히려 잘못된 습관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비 사용 방법은 반드시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인공암벽장에서 그리그리 사용을 제한할 수 있나요?

    A. 시설 운영자 재량으로 사용 방식 준수를 공지하거나, 제조사 권고 외 사용을 금지하는 안내문을 부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실제로 이 조치를 취한 이후 관련 부상이 줄어드는 효과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사용 자체를 막기보다 올바른 방법을 명확히 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Q. 그리그리 말고 다른 확보기는 더 안전한가요?

    A. 장비 자체보다 사용자의 숙련도와 습관이 더 결정적입니다. 어떤 확보기든 제조사 권고 사용법을 벗어나는 순간 안전 등급은 의미를 잃습니다. 그리그리가 위험한 게 아니라, 그리그리를 잘못 아는 사람이 위험한 것입니다. 이 시각으로 접근해야 근본적인 사고 예방이 가능합니다.

     

    결론

    그리그리 관련 부상은 장비 결함이 아닙니다. 제동손 통제를 잃는 순간, 아무리 정교한 캠 구조도 그냥 쇳덩어리가 됩니다. 저는 지금도 암벽장에서 손에 스키딩마크를 달고 온 분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보다 예방이 가능했던 상황이었다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제대로 된 교육 한 번이 응급실행을 막습니다. 혼자 유튜브로 익혔다면 지금이라도 공인 강사에게 실습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잘못된 빌레이 습관을 가진 파트너와의 등반은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 본인과 상대 모두를 지키는 선택임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kpZ-_e4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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