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암장에 간 날이었습니다. 파트너가 없으니 오토빌레이 벽에서 몸을 풀기로 하고, 첫 루트를 오르고 내려온 뒤 잠깐 물을 마시고 두 번째 루트로 갔습니다. 두어 홀드를 잡고 올라가다 문득 허리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 내려다보니 카라비너가 하네스에 없었습니다. 첫 루트를 내려올 때 벽 아래 클립 걸이에 걸어두고는 그대로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높이는 2미터도 안 됐지만 그 순간 등에 땀이 났습니다. 그날 이후 오토빌레이 앞에서는 손으로 카라비너를 잡아당겨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 글에서는 오토빌레이가 어떤 장치인지, 왜 사고가 나는지, 그리고 그것을 막는 확인 습관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오토빌레이란 무엇인가?오토빌레이는 벽 상단에 고정되어 있는 기계식 자동 확보 장치입니다. 장치에서 내..
처음 아이를 리드클라이밍으로 넘어가게 해줘야 하는 순간, 솔직히 확보기 앞에서 한참 멈칫했습니다. 성인 확보는 몸에 익어 있었는데, 상대가 아이라는 것만으로 지금까지 당연하게 해왔던 것들을 처음부터 다시 따져봐야 했거든요. 확보기 종류부터 어린이에게 맞는 사용법까지, 제가 직접 공부하고 현장에서 써보며 정리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확보기(빌레이 디바이스)란 무엇인가클라이밍을 처음 배울 때 강사분이 가장 먼저 꺼낸 장비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확보기, 영어로는 빌레이 디바이스(Belay Device)라고 부르는데, 등반자가 추락했을 때 로프에 마찰과 꺾임을 가해 충격을 제동하는 장치입니다. 여기서 빌레이(Belay)란 등반자를 로프로 보호하는 행위 전체를 뜻하는 클라이밍 용어로, 확보기는 그 행위를 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