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을 처음 배울 때 강사가 ATC를 건네주면서 사용법을 알려줬는데 설명을 들을 때는 이해가 됐다가 막상 혼자 해보면 로프를 어느 방향으로 넣어야 하는지부터 헷갈리는 경험을 한 번쯤 했을 것입니다. 구조가 단순해서 쉬워 보이지만 처음엔 작은 것들이 다 낯섭니다. 이 글에서는 ATC 확보기를 처음 사용하는 분들을 위해 기본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ATC가 무엇인지부터

ATC는 Air Traffic Controller의 약자로 블랙다이아몬드에서 만든 튜브형 확보기의 이름입니다. 지금은 고유 제품명이지만 튜브형 확보기 전체를 통칭하는 말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츨 레버소, 마무트 스마트 같은 다른 브랜드 튜브형 확보기도 작동 원리가 거의 같습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금속 본체에 두 개의 슬롯이 있고 와이어 루프가 달려 있습니다. 로프를 슬롯에 통과시키고 카라비너로 와이어 루프와 하네스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내부에 움직이는 부품이 없어 고장이 거의 없고 관리가 쉽습니다.
로프를 ATC에 넣는 방법
ATC 사용에서 처음 막히는 부분이 로프를 넣는 방향입니다. 순서대로 따라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로프 중간 부분을 루프 형태로 접습니다. 접힌 부분을 ATC 슬롯 안으로 밀어 넣습니다. 슬롯을 통과한 로프 루프에 잠금 카라비너를 통과시킵니다. 카라비너의 반대쪽 끝을 와이어 루프에 걸고 잠금을 잠급니다. 이때 카라비너는 하네스 비레이 루프에 연결됩니다.
로프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클라이머 쪽 로프를 당겼을 때 제동 손 쪽 로프가 잠기는 방향으로 마찰력이 생기면 올바르게 설치된 것입니다. 설치 후 항상 이 방향 확인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두 개의 슬롯 중 어느 쪽을 쓰느냐는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ATC-XP처럼 슬롯마다 마찰력이 다른 제품은 굵은 로프에는 마찰력이 낮은 슬롯을, 얇은 로프에는 마찰력이 높은 슬롯을 사용합니다. 슬롯 구분이 없는 기본 ATC는 어느 쪽을 써도 동일합니다.
빌레이 자세와 제동 손 위치
ATC로 빌레이를 볼 때 제동 손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동 손은 항상 ATC 아래쪽 로프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이 위치에서 손을 꽉 쥐면 로프가 잠기고 힘을 빼면 로프가 움직입니다.
클라이머가 올라가는 동안 확보자는 로프를 지속적으로 회수해야 합니다. 로프 회수 동작을 PBUS라고 합니다. 당기고, 제동 손을 위로 올리고, 잡고, 슬라이드하는 네 단계 동작입니다. 처음엔 이 동작이 어색하지만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에 익습니다.
로프 회수 중 제동 손이 ATC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됩니다. 제동 손이 위로 올라간 순간 로프를 잡는 마찰력이 사라져 클라이머가 추락했을 때 로프를 잡기 어려워집니다. 어떤 동작 중에도 제동 손은 ATC 아래에 위치해야 한다는 원칙은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강할 때 ATC 사용 방법

ATC로 하강하는 방법은 그리그리와 다릅니다. 자동잠금 기능이 없기 때문에 제동 손으로 로프를 잡는 힘이 하강 속도를 직접 결정합니다.
하강 시작 전 앵커에 로프를 걸고 ATC를 하네스에 연결합니다. 제동 손으로 ATC 아래쪽 로프를 단단히 잡습니다. 제동 손을 천천히 펴면서 로프가 통과하도록 하면 하강이 시작됩니다. 손을 꽉 쥐면 멈추고 펴면 내려갑니다.
처음 ATC로 하강을 연습할 때 제동 손을 놓으면 안 된다는 것을 머릿속으로는 알지만 겁이 나서 너무 꽉 쥐다 보니 아예 내려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을 완전히 놓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펴는 연습을 낮은 높이에서 반복하면 감각이 빠르게 생깁니다.
ATC 사용 시 자주 하는 실수
| 실수 | 원인 | 올바른 방법 |
| 로프 방향 반대로 넣기 | 설치 확인 생략 | 설치 후 방향 테스트 |
| 제동 손 ATC 위로 올라감 | 로프 회수 동작 미숙 | PBUS 동작 반복 연습 |
| 카라비너 잠금 안 함 | 습관 미형성 | 연결 후 잠금 확인 루틴화 |
| 하강 중 제동 손 놓기 | 공포 반응 | 낮은 높이에서 연습 반복 |
| 로프 꼬임 무시 | 귀찮음 | 설치 전 로프 꼬임 확인 |
ATC와 그리그리를 함께 알아야 하는 이유
ATC를 먼저 익혀두면 그리그리로 넘어갈 때 이해가 빠릅니다. 그리그리의 자동잠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동 손이 왜 중요한지를 ATC에서 먼저 몸으로 배웠기 때문에 그 차이가 명확하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그리그리만 써본 사람이 ATC를 처음 쓰면 자동잠금이 없다는 것에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야외 암벽이나 멀티피치를 나중에 경험할 생각이 있다면 ATC 사용에 익숙해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그리는 싱글 로프 전용이라 더블 로프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ATC 계열을 써야 합니다.
ATC는 구조가 단순한 만큼 기본 원리를 이해하면 사용이 어렵지 않습니다. 로프 설치 방향 확인과 제동 손 위치 유지가 ATC 사용의 핵심입니다. 처음엔 동작이 어색하더라도 반복 연습으로 몸에 익히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ATC로 기본기를 충분히 쌓아두면 이후 어떤 확보기를 사용하더라도 원리를 이해하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