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암벽에서 클라이밍 중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한 적이 있습니다. 철수할 타이밍을 놓쳐 비를 맞으며 하강했는데 확보기가 젖으면서 로프 제어가 평소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젖은 확보기가 얼마나 다르게 작동하는지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 글에서는 확보기가 젖었을 때 대처 방법과 비 오는 날 클라이밍 주의사항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확보기가 젖으면 어떻게 달라질까
확보기가 물에 젖으면 마찰력이 변합니다. 일반적으로 젖은 로프와 젖은 확보기의 조합은 마른 상태보다 마찰력이 낮아집니다. 마찰력이 낮아지면 같은 힘으로 로프를 제동했을 때 로프가 더 쉽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조건에서는 젖은 로프가 확보기 슬롯에 더 강하게 밀착돼 마찰력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젖은 상태에서 마찰력 변화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평소와 다른 마찰력에 적응하지 못하면 하강 속도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그리그리는 젖은 환경에서 캠 작동이 느려질 수 있습니다. 캠 내부에 수분이 유입되면 캠 회전이 부드럽지 않아 자동잠금 반응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클라이밍을 피해야 하는 이유
비 오는 날 자연 암벽 클라이밍은 여러 이유로 위험합니다.
바위가 젖으면 등반화 마찰력이 크게 떨어집니다. 평소에 안전하게 디딜 수 있던 홀드가 미끄러워져 추락 위험이 높아집니다. 추락 빈도가 높아지면 확보기에 가해지는 충격도 증가합니다.
젖은 로프는 무게가 늘어나고 뻣뻣해집니다. 리드 클라이밍에서 로프가 무거워지면 클립 동작이 어려워지고 확보자의 로프 관리도 힘들어집니다. 퀵드로에 로프를 클립하는 순간 실패하면 추락 위험이 높아집니다.
시야가 좁아지고 집중력이 떨어집니다.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 확보자의 집중력이 분산되면 클라이머 움직임을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비를 맞은 확보기 즉각 대처 방법
클라이밍 중 비를 맞았을 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즉각적인 대처 방법이 있습니다.
하강 전에 확보기 상태를 확인합니다. 젖은 확보기로 하강할 때는 마찰력이 평소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평소보다 제동 손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특히 첫 번째 하강 시작 순간에 속도를 천천히 높여가면서 마찰력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좋습니다.
재킷이나 옷으로 확보기를 감싸 더 이상 젖지 않도록 보호합니다. 이미 젖은 확보기를 완전히 건조시키기는 어렵지만 추가 수분 유입을 막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가능하다면 드라이 로프로 교체합니다. 드라이 처리된 로프는 수분 흡수를 줄여 젖은 환경에서도 마찰력 변화를 최소화합니다.
철수 타이밍 판단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 철수 타이밍을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가 약하게 내리기 시작하는 순간이 철수를 고려해야 할 타이밍입니다. 처음에는 약한 비라도 바위가 젖기 시작하면 마찰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비가 그칠 것을 기대하며 등반을 계속하다가 바위가 완전히 젖어버리면 하산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기상 예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비가 예보된 날에는 자연 암벽 클라이밍을 피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실내 암장으로 대체하거나 날씨가 좋은 날로 일정을 변경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비를 맞은 확보기 귀가 후 관리 방법
비를 맞은 확보기는 귀가 후 즉시 관리해야 합니다.
마른 수건으로 표면 수분을 최대한 제거합니다. 슬롯 안쪽까지 수건이나 부드러운 솔로 수분을 닦아냅니다. 통풍이 잘 되는 실내에서 자연 건조시킵니다. 드라이어 같은 고온 장비로 건조하면 금속 표면이 손상될 수 있어 자연 건조가 원칙입니다.
그리그리는 캠 내부에 수분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부 건조 후에도 캠 작동이 부드럽지 않다면 제조사 서비스 센터에 점검을 맡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완전히 건조된 것을 확인한 뒤 보관합니다. 수분이 남은 상태로 가방에 넣어 보관하면 밀폐 환경에서 부식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드라이 로프의 중요성
자연 암벽 클라이밍을 즐긴다면 드라이 처리된 로프 사용을 권합니다. 드라이 로프는 로프 섬유에 발수 코팅 처리가 되어 있어 수분 흡수를 크게 줄여줍니다.
젖지 않은 로프는 무게 증가가 없어 클립 동작이 수월하고 확보기와의 마찰력 변화가 적습니다. 비가 예상되는 날이나 계곡 근처 암벽에서 클라이밍할 때 드라이 로프가 특히 유용합니다. 초기 구매 비용이 일반 로프보다 높지만 안전성 면에서 투자 가치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클라이밍 주의사항 정리
| 항목 | 위험 요소 | 대처 방법 |
| 젖은 바위 | 등반화 마찰력 저하 | 등반 중단 또는 철수 |
| 젖은 로프 | 무게 증가, 마찰력 변화 | 드라이 로프 사용 |
| 젖은 확보기 | 마찰력 예측 어려움 | 천천히 하강, 제동 손 집중 |
| 그리그리 캠 | 수분 유입 시 작동 저하 | 귀가 후 즉시 건조 점검 |
| 기상 변화 | 철수 타이밍 놓침 | 사전 기상 예보 확인 |
마무리
확보기가 젖으면 마찰력이 변해 평소와 다른 제동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비 오는 날 자연 암벽 클라이밍은 젖은 바위와 로프, 확보기의 복합적인 위험 요소가 겹쳐 평소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비가 예보된 날에는 실내 암장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불가피하게 비를 맞았다면 즉각 철수를 결정하고 귀가 후 확보기를 즉시 건조시키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