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소 4는 페츨에서 만든 튜브형 확보기로 멀티피치와 알파인 환경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ATC 계열과 비슷하지만 '가이드 모드'라는 독특한 기능이 있어 멀티피치 등반 시 큰 장점을 가집니다. 레버소 4의 기본 사용법과 가이드 모드 활용을 정리합니다.

레버소 4의 기본 구조
본체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었으며 두 개의 슬롯을 가집니다. 각 슬롯에는 로프 한 줄씩 총 두 줄의 로프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싱글 로프 외에 하프 로프와 트윈 로프 시스템에도 대응합니다.
슬롯 내부에는 'V-shaped' 형태의 홈이 있어 로프가 걸리면 마찰력이 증가합니다. 이 홈 때문에 제동 손으로 로프를 아래로 당기면 확보기 내부에서 로프가 꺾이면서 마찰이 발생합니다.
본체 외부에는 작은 구멍 두 개와 메인 클립 구멍이 있습니다. 이 작은 구멍이 가이드 모드 사용 시 핵심 역할을 합니다.
일반 빌레이 모드 사용법
1단계. 확보기 메인 구멍에 잠금 카라비너를 연결합니다.
2단계. 하네스 빌레이 루프에 카라비너를 통과시킵니다.
3단계. 로프 한 줄을 슬롯에 통과시킵니다. 클라이머 쪽 로프가 카라비너의 스파인 쪽(게이트 반대쪽)으로, 제동 쪽 로프가 게이트 쪽으로 가게 합니다.
4단계. 로프를 슬롯에 넣은 상태에서 카라비너를 확보기 메인 구멍과 로프 루프에 동시에 클립합니다.
5단계. 카라비너를 잠급니다.
6단계. 빌레이 체크를 수행합니다. 제동 쪽 로프를 당겼을 때 로프가 확실히 멈추는지 확인합니다.
가이드 모드의 개념
가이드 모드는 멀티피치에서 위쪽 확보자가 두 명의 후등자(세컨드)를 동시에 확보할 때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모드와 가장 큰 차이는 확보기가 자동 잠금 기능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후등자가 추락하거나 체중을 실으면 로프가 확보기에 걸려 자동으로 잠깁니다. 확보자가 손으로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 기능 덕분에 확보자는 양손으로 동시에 두 줄의 로프를 회수하며 두 명을 함께 올릴 수 있습니다.
가이드 모드 설치 방법
1단계. 멀티피치 앵커 지점에 별도의 카라비너를 설치합니다. 이 카라비너는 빌레이 루프가 아닌 앵커에 직접 걸립니다.
2단계. 레버소 4의 작은 구멍에 이 카라비너를 연결합니다. 일반 모드와는 다른 구멍입니다.
3단계. 로프를 슬롯에 통과시킵니다. 클라이머(후등자) 쪽이 위로, 제동 쪽이 아래로 가게 배치합니다.
4단계. 제동 쪽 로프에 별도의 카라비너를 클립합니다. 이 카라비너가 로프를 제 위치에 고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5단계. 설치 후 반드시 테스트 합니다. 제동 쪽 로프를 살짝 당겨 확보기가 잠기는지 확인합니다. 잠기지 않으면 설치가 잘못된 것입니다.
가이드 모드 운용 시 주의사항
후등자가 추락 후 매달린 상태에서 로프를 내리는 것이 복잡합니다. 일반 확보기처럼 레버 하나로 안 됩니다. 별도의 릴리징 기술이 필요한데 카라비너나 슬링을 이용해 잠긴 상태를 풀어야 합니다.
릴리징 전에 반드시 백업을 설치하세요. 잠금이 풀리는 순간 로프 하중이 전부 걸리므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 모드에서는 두 로프의 독립성이 유지됩니다. 한 명이 추락해도 다른 한 명의 로프는 영향받지 않습니다.
하강 시 레버소 4
레버소는 기본적으로 하강에도 사용 가능한 확보기입니다.
하강 방식은 '래플링(Rappelling)'이라고 부릅니다. 두 줄의 로프를 슬롯에 걸고 양손으로 조절합니다.
하강 속도 조절은 제동 쪽 로프를 아래로 당기는 힘으로 합니다. 강하게 당기면 감속, 풀면 가속입니다.
하강 시 반드시 백업 장치(프루지크 매듭 등)를 추가하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튜브형 확보기는 자동 잠금이 없어서 실수로 손을 놓으면 즉시 자유낙하로 이어집니다.
관리와 주의점
레버소는 내부에 가동 부품이 없어서 고장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알루미늄 본체는 마모되는 부품입니다.
사용 시 로프가 지나가는 홈 부분을 주기적으로 확인하세요. 날카로운 마모나 균열이 보이면 즉시 교체해야 합니다.
모래나 흙이 내부에 쌓이면 마찰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용 후 물로 씻어 말려서 보관합니다.
저는 레버소 4를 멀티피치 등반용으로 주로 씁니다. 북한산 인수봉에서 처음 가이드 모드를 실전 사용했는데, 두 명의 후등자를 한 번에 확보하면서 양손이 자유로운 경험이 인상적이었어요. 다만 릴리징 과정이 복잡하다는 건 미리 연습하시기를 권합니다. 실전 상황에서 처음 하려면 당황할 수 있어요. 집에서 가끔 복습하는 게 도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