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그리 사려고 찾아보신 분들은 한 번쯤 마주치셨을 겁니다. 그냥 그리그리랑 그리그리 플러스. 이름은 비슷한데 가격 차이가 꽤 나요. 기본 그리그리는 12만원대, 플러스는 17만원대. 5만원 차이가 뭔지 알아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공통점부터
둘 다 페츨에서 만든 보조 제동 확보기입니다. 내부 캠이 로프를 물어서 급격한 하중이 걸리면 자동으로 잠기는 방식이에요. 튜브형 확보기랑 다르게 확보자가 실수로 로프를 놓쳐도 추락을 막아줍니다.
로프 직경 호환도 거의 같습니다. 8.9~10.5mm 싱글 로프. 최적 범위는 9.4~10.3mm입니다.
그럼 뭐가 다르냐
1. 안티 패닉 기능
이게 핵심입니다. 플러스에만 있는 기능이에요.
하강할 때 레버를 당기다가 너무 세게 당기면 어떻게 될까요? 일반 그리그리는 그대로 빠르게 내려갑니다. 패닉 상황에서 레버를 확 잡아당기면 로프가 쭉 빠져서 클라이머가 자유낙하에 가까운 속도로 떨어질 수 있어요.
그리그리 플러스는 다릅니다. 레버를 과도하게 당기면 안티 패닉 기능이 작동해서 오히려 다시 로프를 잠가버립니다. 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을 안전장치로 막아주는 거죠.
2. 모드 셀렉터 (탑로프/리드 스위치)
플러스에는 작은 스위치가 하나 더 있습니다. 탑로프 모드와 리드 모드를 전환할 수 있어요.
탑로프 모드에서는 로프가 더 민감하게 잠깁니다. 클라이머가 로프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많은 탑로프 환경에 최적화된 설정입니다.
리드 모드에서는 로프가 더 부드럽게 통과합니다. 리드 클라이머의 빠른 움직임에 맞춰 로프를 빠르게 내보낼 수 있어요.
일반 그리그리는 이 전환이 없어서 한 가지 모드로만 작동합니다.
3. 내구성과 로프 보호
플러스는 로프가 닿는 내부 면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반 그리그리보다 마모가 덜 됩니다. 고정된 로프를 쓰는 강습장 같은 환경에서 차이가 명확하게 납니다.
4. 크기와 무게
플러스가 살짝 더 큽니다. 무게도 20g 정도 더 나가요. 미묘한 차이지만 알파인이나 멀티피치에서는 느껴질 수 있습니다.
누가 어떤 걸 선택해야 하나
그리그리 플러스가 나은 경우
-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자
- 실내 강습장에서 자주 쓰는 환경
- 여러 사람이 번갈아 사용하는 공용 장비
- 탑로프와 리드를 다 하는 라이더
일반 그리그리가 괜찮은 경우
- 이미 그리그리 사용 경험이 충분한 숙련자
- 무게를 줄이고 싶은 상황 (알파인 클라이밍)
- 예산 절약이 중요한 경우
저는 플러스를 추천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초보자에게는 플러스가 정답입니다. 5만원 차이로 안티 패닉 기능 하나만 얻어도 그만한 값어치가 있어요.
저는 클라이밍 시작하고 1년 정도 지나서 그리그리를 구매했는데, 그때 일반 그리그리를 샀다가 6개월 후 결국 플러스로 바꿨습니다. 하강 중에 한 번 너무 세게 당긴 적이 있었는데 파트너가 빠르게 내려와서 깜짝 놀랐거든요. 플러스 쓰고 나서는 그런 위험이 사라졌어요. 처음에 조금 더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이득입니다.